< 밤 >
또 밤이 지나고 있어. 밤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해. 노구치가 들어오면 그게 밤이야. 노구치 혼자 들어올 땐 언제나 내 눈을 뭔가로 덮어놔. 그게 안대인지 검은 천인지는 알 수 없어. 그래, 네가 봐주면 되겠다. 내 밤의 정체가 뭔지. 말하면 알아서 이해할테니 봐주기만 하면 돼. 다음 밤이 언제 올지는 나도 모르지만 말이야. 그런데 신기하다. 너는 왜 밤이어도 보이지?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