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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도시 Underwater cityTTRM Titan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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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식되어가고 있었다.
물결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내 주변을 가득 채운 물은 나를 무겁게 내리누르곤, 우주로 향했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없는 그 검은 별을 떠돌고 있었다. 어설프게 그 속에서 입을 뻐끔거린다. 내뱉지 못한 숨은 눈동자에 쌓여만 간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끝없는 어둠 속에서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길을 따라 허우적대는 손 끝엔 그 무엇도 잡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겨우 손에 잡은 것은 복수심인가. 아니면…….
내 앞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육체에게 잠시 시선을 줬다. 그것은 꿈틀거리지도 못한 생명, 영웅심리를 대변한 선의였다. 그것이 비명을 지르며 꺼져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게 내밀었던 손은 갈갈이 찢겨 붉은 바다 속을 헤매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자꾸만 귀에서, 비명처럼 외치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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