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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그랬을텐데. 그 말에 표정이 무너질 뻔한 걸 다잡고, 그저 입가를 씰룩거렸다.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었더라.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웃어버렸다. 세상은 넓고 이유는 많다고, 너도 그들을 죽일 이유가 있었지않느냐고 말하는 그 입을 막아버리고만 싶었다. 있잖아요, 그런 말, 나 별로 듣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런 얄팍한 마음이 들키고 말았을까, 아니면 잘 숨겼을까.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떠난 이후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조차 나를 제대로 믿질 못했는데, 어떻게 당신은 그렇게 쉽게 믿는다고 하는지. 그래서 나는 할 줄 아는 게 오직 웃는 것밖에 없었다. 내가 부모님을 두고 홀로 떠나갈 때도, 웃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부모님은 안심하지 못했을테니. 그래서 우는 법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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