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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은 어쩔 수 없었으나 산 자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어났다.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봐야했다. 사람을 그냥 죽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소리가 꺼져가기 전에 도달할 수 있기를. 그렇게 바라며 나는 먼지 묻은 담요를 다시 건물 바닥으로 내팽겨치고 비명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렸다. 비명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았다.
“살려주세요 제발!”
현장은 멀지 않았다. 옅은 달빛이 비추고 있는 건 괴물이 아닌 인간들이었다. 여러명의 사람들이 한 여자를 둘러싸고 있었다. 한 남자가 여자 앞으로 이가 다 빠진 식칼을 들이밀었다.
좋게 말했을 때 주면 좋았잖아요!
제발요, 저도 아픈 아이가 있어요.
여기에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살려주세요, 네?
“당신 하나 보내자고 우리가 다 죽을 순 없죠. 운명이겠거니 하세요.”
남자가 칼을 휘둘러 여자에게 겁을 주며 말했다. 진짜로 위협하는 것보단 여자가 가진 무언가를 약탈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시죠?”
무리진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외부인에 놀란 듯 한 발자국 멀어졌다. 여자는 이때다 싶었는지 내게 달려왔다.
“저, 저사람들이 절 죽이려고 했어요!”
여자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가 억울한 듯 항변했다.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그저 약만 좀 가져가려고 했을 뿐이라고요. 그보다 당신은 누구시죠? 우리 외에 생존자가 있다는 말은 못들었는데요.”
그 남자의 어조엔 경계가 어려있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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