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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도시 Underwater cityTTRM Titan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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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한참은 많아보이는 나이. 무슨 사연인지 한 쪽을 가린 눈. 이질적으로 서 있는 그 남자.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그냥, 그냥 평범한 일상이었지. 그게 오히려 비일상적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그저 욕망을 풀어내고 있었을 뿐인데, 당신은 그렇지 않았다. 고고한 사람인 것처럼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그 노란 눈에 속이 뒤틀릴 때도 있었다. 당신의 안대에 손을 대면, 당신의 몸에 손을 대면, 당신을 깔아뭉개고 당신의 뒤를 고치지 못할 정도로 헤집으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다른 사람들처럼 나에게서 도망갈까. 아니면, 죽음을 앞둔 사람들처럼 울어버릴까. 그 자존심 강한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서는 내게 빌까. 그런 상상을 하는 줄, 당신은 꿈에도 몰랐을 거다. 그저 웃는 것만이 표정의 전부인 것처럼 굴었으니 나를 얕봐도 단단히 얕봤겠지. 그게 느껴질 때마다 더욱 웃음이 나왔다. 그래봤자, 당신도 나의 먹잇감에 불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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